모래 위에 그린 그림은 곧 바닷물에 지워진다.
씻겨져 나가기 전에 다 그려야 한다.
우리의 기억은 이런 과정을 거쳐서 장기기억으로 저장된다.
자극 - "주의집중" - 단기 기억 - "시연/부호화" - 장기기억
자극이 있으면 주의집중을 해야 단기 기억으로 넘어온다.
주의집중 조차 안 하면 뇌 속으로 들어오지도 않는다.
길을 지나가다가 보이는 수많은 간판들.
주의집중하지 않으면 무슨 가게가 있었는지 보이지도 않는 것처럼.
그렇게 단기 기억으로 넘어왔다고 해서 방심할 수는 없다.
15초면 사라진다.
마치 모래 위에 그리는 그림처럼,
그림이 채 완성되기도 전에 바닷물이 휩쓸고 지나가 다 지워버린다.
우리는 그 15초 안에 "시연과 부호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시연은 반복하는 것이다.
부호화는 자신이 아는 친숙한 대상과 연결 짓는 것이다.
시연은 전화번호를 외울 때처럼, 단순히 입으로 반복해서 말해보는 것이고,
부호화는 개념을 보고 예를 떠올리는 것처럼 친숙한 대상에 낯선 대상을 연결하는 것이다.
둘 중 어느 것이든 좋다.
그러나 부호화가 시연보다 더 강하게 남는다.
그래서 이미지로 기억하는 사람이 더 빨리 장기기억으로 넘길 수 있다.
시험을 준비하는 자에게는 여기서 끝나면 안 된다.
'인출'을 연습해야 한다.
인출이란,
장기기억에 있는 내용을 의식 밖으로 꺼내는 것을 의미한다.
책이 가득한 도서관에서 원하는 책을 빨리 찾으려면
어느 책이 어디에 분류되어있는지 알아야 한다.
그러려면 도서관에 많이 가봐야 한다.
인출도 마찬가지이다.
내가 아는 지식을 빨리 떠올리려면
그 지식을 떠올리는 작업을 많이 해봐야 한다.
옷장에 아무리 멋진 옷이 있어도, 정리가 되어있지 않아 찾을 수 없다면 무용지물이다.
어느 옷이 어디에 정리되어있는지 알아야 꺼내 입을 수 있다.
지식도 어느 지식이 어느 폴더에 저장되어있는지 익숙해야 빨리 꺼낼 수 있다.
해당 범위를 공부하고 나면, 그 범위를 조금 더 거시적인 관점에서 바라보자.
어느 폴더에 정리하면 좋을지 생각해보자. 그러면 반은 성공이다.
그리고 반드시 자기 전에 다시 꺼내어 보자.
내가 저장한 곳에 잘 들어가 있는지 확인하는 과정이다.
저장이 안 되어 있으면 다시 그 부분을 복습하고 저장하자.
그리고 자자.
다음날 일어나서는
전날 자기 전에 저장했던 녀석들이 아직 잘 있는지 확인해보자.
아침에 졸린 뇌를 깨우는 가벼운 워밍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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