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관적인 견해이며,
모든 건설적 비판은 환영합니다.
경선식 영단어를
처음 접하게 된 건,
고등학생 때가 아니었나 싶다.
친구가 이 책을 가져와서는 외우는데,
말이 되나,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그때는 정말 새로운 교수법의
단어책이구나,
정도로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인지 심리, 교육학,
영어 학습/습득 분야를 공부하다 보니
여러 비판점이 들게 되었다.
https://www.youtube.com/watch?v=kMs9yaac7ac
1. 해마 학습법?
위 영상의 제일 처음에는
해마 학습법을 설명해준다.
나 역시도 따라서 해보았고,
그가 제시하는 모든 단어를
놀랍도록 아주 자연스럽게
연상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의 단어장이 과연
해마 학습법과 연관이 얼마나 있을까?
해마 학습법을 따라 하면서
떠오른 두 가지 개념이 있다.
이중 부호화와 청킹이다.
이중 부호화는,
정보를 기억할 때
시각정보와 언어정보가
동시에 주어지게 되면
뇌의 다양한 부분이 자극되어
장기기억으로 쉽게 저장된다는 것이다.
청킹은,
보통 인간의 작동기억은
5-7개 단위밖에 기억하지 못하는데,
'단위'에 착안하여,
하나의 단위에 여러 개의 정보를
조합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면,
아래의 숫자를 그냥 외워보자.
제한시간 10초.
8 4 2 4 9 2 0 5 9 1 5 6
.
.
.
.
.
이제는 이렇게 외워보자
제한시간 10초.
8424 9205 9156
아래의 것이 더 잘 외워질 것이다.
위와 아래는 같은 정보이다.
그러나 위는 12 단위의 정보이고,
아래는 3 단위의 정보이다.
우리 뇌는 최대 7개의 단위까지
작동기억으로 남길 수 있으므로,
많은 양의 정보는 '청킹'을 통해서
빠른 시간 내에 가능하다.
이것이 해마 학습법과
무슨 연관인가?
해마 학습법에는
언어정보를 이미지로 저장하고,
여러 가지의 정보를 '하나의 단위',
즉, '하나의 스토리'로 저장했다는 점에서
우리의 정보 저장능력을
효과적으로 자극하고, 활용했다.
그러나,
그의 단어장에는
이런 해마 학습법이 적용될까?
"개인적 의견으로는 부정적이다."
먼저 그의 단어장에는
1개의 단어에
1개의 이미지가
담겨있다.
즉,
1000개의 단어는,
1000개의 이미지가 있다는 것이다.
그가 보여준 해마 학습법에는
1개의 이미지에
10개가 넘는 단어를 연상했지만,
정작 그의 책에는
1개의 이미지에는
오직 1개의 단어밖에 제시하지 못한다.
하나의 스토리에
여러 개의 단어가 등장한다면
효과적일 것이다.
2. 학습자 연령과 단어학습
처음 영상을 접했을 때,
고등학생이 아니라,
초등학생을 타깃으로 한 점에서
일부 수긍했다.
그러나 과연 그게 최선일까?
인간의 인지능력은
사춘기 때 신체 발달과 함께
비약적으로 상승한다.
개인적으로 이때를,
'더 이상 쉽게 울지 않는 시기'
라고 말하고 싶다.
사춘기 이전에는,
이성이 싹트지 않아서
여전히 정신세계에는
감정과 욕구가 지배적이다.
그러나 사춘기 이후,
점차 이성이 싹트고,
싹튼 자리만큼 감정이 물러나게 되어
그만큼 눈물을 흘리지 않는 것이다.
아무튼,
인지능력이 비약적으로 상승하는데,
그때는 언어적 규칙을 파악할 수 있다.
runner, swimmer, helper를 보고
단어 끝에 'er'의 의미가
왠지 모르게 사람일 것 같은..
unrealiable, unemployed, unexpected를
보고서는 'un'은 왠지 부정의 의미를
알아차릴 수 있다.
그래서 이때 단어는 접사로
학습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1개의 접사를 알면,
그것이 스키마가 되어
수십 개의 단어 뜻이 연결되고
유의미 학습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1:다 연결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학습은
중학생 정도만 되어도 가능하다.
아무쪼록
그의 타깃은 초등학생이다.
초등학생들은
집중력이 짧고,
인지능력도 발달되지 않아,
흥미 위주로 학습해야 한다.
그러나 그의 책이 최선일까?
초등학생들이 과연
책으로 공부를 할까?
초등학생 나이라면,
한국어 체계와
외국어 체계를 분리하지 않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
apple을 가르칠 때,
apple = 사과
라고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apple = (사과그림)
이라고 가르치는 것이 효과적이다.
위의 두 가지 교수법은
아주 큰 차이가 있다.
첫 번째는 아이의 입장에서,
1) 두 가지의 언어를 알아야 하고,
2) 두 언어의 대응관계를 알아야 한다.
머릿속에 두 언어의 시스템이
생기는 것이다.
두 번째는
의사전달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체득하는 어휘이다.
기존 아이의 언어체계 내에
apple이라는 단어가
포섭되게 되고,
'apple'을 표현하기 위해
'사과는 영어로 apple'
이라는
내적 사고 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사과를 보면 자연스럽게
apple이 나오게 된다.
그의 책으로 배우는 것보다,
실제 그 단어가 사용되는
맥락 속에서 배우는 게
발달단계에 더 맞을 것 같다.
동화나, 만화, 사진, 애니메이션
자연스러운 노출을 통한 체득 말이다.
그래도 list를 통해서
단어를 외우게 하고 싶다면,
그의 단어 설명 방식은
결코 효율적이라고
할 수 없을 것 같다.
기존의 list 식 단어 설명방식이
"A=B"라면,
A단어를 보면,
B한국어 뜻을 떠올리면 된다.
그러나 그의 단어 설명방식은
"A = 발음을 통해 연상되는 이야기",
"그 이야기 속에 한 요소 = B"이다.
그래서 학습자는
A 단어를 보면,
1) 그 이야기를 떠올려야 하고
2) 그 속에서 무엇이 B인지 떠올려야 한다.
A에서 B로 가는 과정 속에
2가지의 인지 단계를
거쳐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A단어의 연상은
발음에 착안을 많이 뒀는데,
발음이 달라져서 생기는
오류 역시 예견된다.
그는
sparrow (참새)를
"스패로우 - 숲으로 - 참새가 숲으로"
라고 설명한다.
그의 설명 속에서,
sparrow는 '수프로'가 되었다.
수프로라는 발음은 sprawl와 비슷하다.
sprawl을 참새로 기억하게 되진 않을까?
뭐든지,
외국어를 그 자체의
의미체계를 형성하려 하지 않고
모국어의 틀에 끼워 맞추려 하다 보면
한계에 부딪히게 되어있다.
여러분들에게
한 가지 퀴즈를 내며 마치고 싶다.
1. "sprawl"은 무슨 뜻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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